물길이 곧 바람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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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삼의 팔괘풍수 작성일19-03-09 18:26 조회2,86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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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융기되면서 필연적으로 계곡이 생기고 중력의 법칙에 따라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렇듯 물이 흐르는 계곡과 강은 물길이 된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물이 흐르는 물길은 바람의 길로 표현할 수 있다. 필자는 ‘물길이 곧 바람 길이다.’ 라는 인식으로 풍수에서 작용하는 물의 역할을 설명하려고 한다.
풍수에서 물이 내룡을 감싸면 사방을 둘러싼다는 뜻의 환포(環抱)라고 하며 길(吉)하게 평가한다. 그렇지만 환포한 반대쪽을 반배(反背)라고 하여 믿음을 저버린 배신자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여 흉(凶)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것은 물이 환포하는 곳에 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경험론적 논리일 뿐, 물의 환포와 혈(穴)과의 인과관계를 이치적으로 설명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렇지만 물길을 바람 길로 대입한다면 환포와 혈의 생성 원리를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풍수에서 물이 환포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바람이 비켜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설명하면 강줄기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물에 닿은 용맥을 따라 곡선을 그리며 진행한다. 따라서 환포하고 있다는 것은 바람으로부터 혈이 감춰지고 보호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물이 반배하는 쪽은 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그리고 수구(水口)에 형성된 수구사(水口砂)는 물의 속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의 풍수에서는 수구가 닫힌 듯 좁혀져야 하는 이유를 혈처에 형성된 생기를 보전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빠져나가는 물과 생기의 보전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지 수구사(水口砂)가 발달되어야 하는 이유는 들이닥치는 바람의 풍속을 줄여서 혈을 보호하기 위함인 것이다. 구곡(九曲) 또한 이러한 이치로 이해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저수지와 연못같이 큰물이 의미하는 것은 바람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것이지 명당의 조건과 별반 관계가 없다. 흔히 명당의 조건으로 배산임수를 논하지만 생기처(穴)에 배산임수는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리고 풍수에서 핍압(逼壓) 당하는 것을 매우 꺼리는데 이때 사격을 이루는 산이 높아서가 아니라 산이 높으면 골이 깊어 그만큼 강한 바람에 노출되기 때문에 혈(穴)이 생성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람으로부터 얼마만큼 보호되었느냐에 따라 생기처의 가치와 격(格)을 논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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