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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야록과 남연군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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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삼의 팔괘풍수 작성일19-04-29 22:00 조회2,82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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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에서 길지를 보고 난후  돌아오는 길에 우리 일행은 서울풍물시장에 갔다. 근처에서 늦은 점심에 반주를 곁들이고 도로 좌우에 형성된 벼룩시장을 구경하였다. 옛날 시골장터를 연상케 하는 벼룩시장의 광경은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있었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젊은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데 필자의 눈에 들어온 헌책이 있었다. 허경진 교수가 1995년 한글로 옮긴 황현선생의 매천야록이었다. 언젠가는 한번 구입해서 읽어보려고 했던 것인데 이렇게 벼룩시장에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황현선생(1855~1910)의 본관은 장수(長水)이고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이며 전라도 광양에서 출생하고 구례에서 성장하였다.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 체결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라가 망하는 날, 스스로 죽는 자가 없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라는 한탄을 하며 소주에 아편을 타서 마시고 자결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지식인으로써의 책임을 스스로 보여주었던 황현선생의 매천야록을 벼룩시장에서 구입을 하게 된 것이다.

그 매천야록 중에 영화 명당의 소재가 된 남연군묘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할까 한다. 남연군(南延君) ()1836년에 사망하였는데, 그의 아들 흥선군(興宣君, 1821년 입춘 전 출생) 나이 17세쯤이다. 그리고 10년 후(1846) 경기도 연천에 있던 남연군을 명당에 이장하기 위하여 흥선군은 지사(地師)와 함께 길을 떠났다. 덕산(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 있는 대덕사에 이르렀는데 지사가 옛 탑을 가리키며 저곳이 대길지이니 얼마나 귀하게 될지는 말할 수가 없다고 하니 흥선군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덕사 주지승에게 만 냥을 주고 불을 지르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남연군을 그곳에 모시고 나중에 다른 사람이 관을 옮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쇠 수만 근을 녹여 붓고 그 위에 흙을 비벼 다졌다고 한다.

 

그동안 남연군 묘는 도굴을 염려하여 쇳물을 부었다는 이야기가 풍수야사에 심심찮게 전해져 왔다. 그러나 필자는 설마 그렇게까지 하였겠는가? 하는 의문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매천야록을 보면 병인년(1866)년 겨울에 양구(洋寇, 서양 도둑놈)가 강화도를 거쳐 들어왔는데 사교에 물든 우리 백성들이 그들을 인도하여 덕산에 이르렀다. 남연군 묘를 파헤치려 했지만 딱딱하게 굳어서 파보지도 못하고 무덤에 불만 지르고 달아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서양 도둑놈은 독일 상인 오페르트 일당으로 통상 요구를 강화하기 위해 남연군 묘를 도굴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사건이다.

 

남연군 묘는 2대 천자지지인가?

매천야록에서는 남연군 묘가 꿩이 엎드려 있는 복치형(伏雉形)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2대 천자지지라는 말은 없다. 당시에 그런 말이 인구에 회자되었다면 매천야록에서도 기술되었을 텐데 아마 고종과 순종을 마지막으로 망국의 길로 접어드니 훗날에 이르러 2대 천자지지라고 이야기꾼들이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남연군묘는 명당인가?

10여전에 필자 또한 가야산 자락에 있는 남연군 묘를 몇차례 가본 적이 있다. 풍수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천하제일의 명당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필자는 단연코 명당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풍수적 관점을 떠나 단지 왕을 배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명당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풍수에서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고 했다. 남연군 묘가 천하제일의 명당이라면 그의 직계자손으로 하여금 500년 역사를 가진 조선이 망할 수는 없다. 아니 외세의 힘을 빌어 수많은 자기 백성 죽이는 그런 왕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좁은 의미의 집안 문제를 보면 유교의 가치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시아버지 흥선군과 며느리 민 황후는 죽기 살기로 반목을 하였고 이 와중에 아들(고종)은 무능력하였고 적통(嫡統)인 손자(순종)는 더 이상 가문의 대를 이을 수 없는 고자라는 이야기까지 있다. 그리고 한 집안의 며느리가 여러 놈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것도 모자라 처참하게 도륙을 당하였다. 집안이 이지경인데도 남연군 묘가 천하제일 명당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남연군 묘를 가야산 자락에 이장을 하고 7년 후에 고종이 태어났다고 한다. 만약 남연군 묘로 인해 왕이 태어났고 초상집 개로 대접을 받았던 흥선군이 권력을 얻었다면 결과론적으로 그 자리는 나라도 망하게 하고 집안도 망하게 한 대흉지일 수밖에 없다.

댓글목록

거당님의 댓글

거당 작성일

남연군 묘는 당판은 잘 찾아갔으나 제혈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정재삼의 팔괘풍수님의 댓글

정재삼의 팔괘풍수 작성일

대다수의 풍수인들이 남연군 묘에 대하여 2대 천자지지라는 이름으로 명당이라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풍수의 발복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부와 명예만 얻으면 발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근한 예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입니다. 풍수인들은 이구동성으로 2대에 걸쳐 대통령이 나왔다고 구미에 있는 박씨 집안 선영이 대단한 명당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때 명당이라고 목소리 높였던  사람들은 지금은 뭐라고 할까요? 풍수에 대한 주관없이 부화뇌동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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